[영화] 루퍼 (Looper, 2012) [연꽃극장]


감독; 라이언 존슨 
배우; 조셉 고든-래빗, 브루스 윌리스, 애밀리 블런트 

저 시계를 뒤로 돌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단지 물리적으로 시계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마저 뒤로 돌릴 수 있다면. 
아니, 시간을 초월할 수 있다면... 

시간여행. 
공상과학...의 닳고 닳은 소재. 지만 
몇 십 년에 걸쳐 지금도 계속해서 나오는 이야기의 화수분 같다.

미래에 시간여행 기술이 생기게 된 때의 누군가가 과거의 사람들에게 청부살인을 지시한다. 
미래에 없어져야 할 인물은 과거로 보내지니 사체유기는 들킬 일이 없고 
청부살인을 할 이는 과거에 존재하나 미래에선 발각될 이유가 없다. 
완벽한 범죄. 

과거의 청부살인업자. "루퍼"
루퍼가 되기 위한 조건은 
30년 후, 계약이 만료된 자신을 죽여야 한다는 것. 
사람을 죽이는 댓가야 엄청날 테고 30년 동안 쾌락을 즐기는 걸 택하겠다.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도시는 시궁창보다 악취가 난다. 

내가 본 영화나 드라마, 소설을 통틀어 이보다 기발한 청부살인이 있었던가? 

아니... 없었다. 
(기억나지 않는 것이 아니냐...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 없다) 

어쨌거나_ 
저 멋진 그것도 핏빛으로 화려한 차가 지나가는 황폐한 도시는 
구역질이 날 지경이다.
아니, 그곳은 그런대로 봐줄만한지도 모르겠다. 
단지 저 자동차가 구역질의 대상인지도. 

초반 30분간은 (관객들에게)"루퍼"에 대해 이해시키고 썪어버린 도시와 사람들을 받아들이도록 하며 
죽음은 (주인공 조의 입장에서) 남의 입장이 되는 상황이다.

진짜 시작은 30년 후. 시작된다. 
그야말로 개차반으로 살아온 30년. 
역시... 사랑하는 여자의 죽음 때문에 비극은 시작됐다. 
아니지. 결국은 해피앤딩었지. 

개인적으로 시간여행이라는 소재의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또 만들어낸 사람들의 기발한 생각에 감탄하기도 하지만 결국 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만들어지길 바라지 않는다. 
뭐... 나 스스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없는 것도 이유가 될 테고 
그런 것이 만들어져 저렇게 미래의 나와 현재의 나, 혹은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내가 마주하는 순간은 없길 바라기 때문이다.

상상만으로도 얼마나 충격적인가. 
세상의 모든 이들이 그렇게 시간을 오가면서 이것도 저것도 바꾸게 된다면... 복잡해지는 건 인간만이 아닐 것이다. 
아마도 신이 있다면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만든 인간을 창조했다는 걸 후회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훔쳐보는 이야기로서의 매력이 충분한 것이겠지.

이 수수밭의 주택으로 모든 초점이 맞춰졌을 때. 
최소한 그녀의 아들이 미래를 조종하는 절대악.임을 알 수 있다. 
부르스 윌리스(미래의 조)는 자신이 불행하게 된 원인을 그 절대악이라고 믿고 
그 절대악을 없애기 위해 과거로 왔으며 그래야만 자신이 살 수 있고 자신의 여자와도 행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사실 그런 이유 때문에 그를 비난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절대악.은 모든 영화에서 없애야 할 존재이니까.

그래서 같은날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세 명의 아이를 모두 제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자신은 두 곳을 과거의 자신에게 수수밭을 맡도록 했는데 
결국. 그것이 스스로에게는 패착이었달까. 

미래의 나는 과거의 나를 알 수 있어도 과거의 나는 미래의 나를 모른다. 
미래의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면 남자가 어떻게 변하는지. 
사랑하는 여자가 죽었을 때의 상실감이 어떤 것인지.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여자를 바라보는 마음이 어떤 심정인지. 

그런 것 따위는 과거의 내가 알 도리가 없다. 
미래의 나는 그런 것조차 알려줄 수 없다. 
만일 과거에 그런 것을 알게 되면 미래는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미래의 나는 내가 숨 쉬는 모든 이유가 되는 그녀를 만날 수도, 사랑할 수도 없을지 모르니까.


그래서 과거의 나는
그런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 

더 멀리 내다볼 수 있었다는 것. 
더 중요한 것을 알아냈다는 것. 
더 확실한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 

그 것이 이 영화가 남기는 메시지다. 

돌연변이로 태어난 아이가 무슨 잘못이겠는가.
그 아이에게만 존재하는 우주를 뺴앗는 것이야 말로 절대악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조의 선택에 
우리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과연 그 아이가 또 다른 불행으로 빠지게 되었는지 아닌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며 
그것은 영화관에서 발길을 돌리는 관객들의 상상에 맡겨야 하는 것이겠지만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때가 온다고 해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부모의 존재라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시간 여행을 할 수 없는 우리는 우리가 태어난 이전의 과거를 선택할 수 없다. 
그래서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을 더욱 마음껏 원망하기도 하고 
후회되는 과거조차 과감히 뿌리치고 앞으로 나갈 수도 있는 거 아닐까. 

영화를 보면서 둘이 진짜 닮았구나... 했는데 알고보니_ 
역시 특수분장을... 

난 이 씬이 특히 맘에 들었던 건 아니었는데 
스틸컷을 찾다보니 요런 게 있길래_ 
흑백 사진으로 보니까 진짜 맘에 든다. 

물론 스탭들이 다 보여서 더 맘에 들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저 꼬마 아이_ 
연기 잘하기도 했지만... 

연기를 떠나서 영화에서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로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는 것이 진짜 놀라웠다. 

부모가 되어서 더 마음 아프게 느꼈기에 가능한 감상인지도 모르겠다. 


찾아보니 간간히 그림으로 된 스틸컷도 있던데_ 

이 포스터도 굉장히 맘에 든다. 

요즘 영화 작업은 진짜. 
쉽지가 않다. 

신경쓸 게 좀 많은지... 

어쩌면 다른 작품과의 차별화에서 오는 이런 저런 마케팅에... 
정작 영화 내용에는 집중하지 못한다면 엄청 실망이겠지만. 
요즘엔 그렇지도 않은 거 같다. 

아니 그럴 수가 없는 거 같다.
요즘 관객들도 무척 영리하거등. 

이 영화_ 개인적으로 (그리고 참도 동감했지만) 참 좋은 영화인 점에는 틀림없는데
분명. 다음 주 쯤에는 어디에서도 안 하고 있겠지?? 
순천에는 벌써 내린 것 같던데_ (광해는 아직도 하고 있다;;;) 

진짜 안타깝다. 영화 배급 시스템... 


덧. 
조셉 고든_래빗 
진짜 시나리오 잘 고르는 거 같다. 
뭐 기회사에서 고르는 거라고 해도 순순히 동의해줄 생각 있다. 
영화에 대한 감. 촉이 좋다고 할까. 
그에 더해 본인이 입을 옷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영화를 고르는 듯한 아주 좋은 인상을. 
이 번 영화를 통해 확인한다. 

달을 향한 길 위의 날들. 

덧글

  • hamax22 2014/07/16 01:07 # 삭제 답글

    리뷰 잘 보고 갑니다. 같은 생각이 많이 있는 리뷰라 이렇게 댓글까지 남기게 되네요!
  • 4월연꽃 2014/07/19 19:54 #

    뒤늦게 보셨던 걸까요? ㅎㅎ
    어떻든 참 괜찮은 영화였죠.
    댓글로 소통할 수 있게 된 점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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