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축학개론 2012 [연꽃극장]

감독; 이용주 
배우;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배수지 

아_ 얼마만에 혼자보는 영화던가. 
난 영화는 혼자보는 것이 진리다... 라고 믿어왔던 사람이다. 
지금도 그 믿음은 변함없지만. 
결혼했고, 아이가 있고, 내 생각만 할 수 없고... 등등의 이유로 나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오늘은 어찌 시간이 났고. 서방님은 이 영화를 보고 싶지 않다고 했고. 
옳다쿠나!! 
음. 특히나 이 영화는 혼자보길 정말 잘 한 것 같다. 


내가 지금 서른넷. 이니까. 
이 영화는 확실히 우리 세대가 주인공이다. 
그래서 여러 가지로 공감할 만한 부분이 많기도 했지만 
뭣보다 (무늬만이었지만) 건축학도였기에 더욱 영화가 재미났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더욱이. 건축으로 일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좋은 느낌만 남아있을지도 모르겠다. 
만일 내가 지금 건축현장에서 일하고 있었다면 
저건 어떻고... 하는 등 숲보다 나무를 보게 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고 그럼 영화에 대한 몰입도는 현저히 떨어졌을 것이다. 

어쨌거나. 건축학도가 아니었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첫사랑...이라는 테마에서 이 영화에 빠져들었겠지. 

영화 건축학개론. 
은 캐스팅에서 엄청난 성공효과를 거둔 영화라 보인다. 

수지와 제훈. 참 잘 어울리기도 했고 
90년대 말 대학생의 풋풋한 연기를 참 잘 해낸 것 같아 
감독만큼이나 내가 다 뿌듯해진다. 
특히 수지의 경우는_ 드림하이를 간간히 보아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사실 거기선 그닥 눈에 띄지 않았거등.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매력이 참 많이 보였다. 
급속 성장을 한 거거나... 아님 수지의 원래 성격이 이 캐릭터와 비슷하거나... 겠지. 
어쨌거나 영화로서는 좋은 일. 
제훈은. 이미 고지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하)고 
현재 패션왕에서도 선전하고 있고. (웬만하면 칭찬 안하는 서방님이 슬쩍 보고도 진짜 괜찮은 배우 같다고 했심) 
무튼 과거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들은 훌륭했다. 


현재...주인공들은 연기한 배우들도 나쁘지 않았다. (물론 과거가 훨씬 좋았다) 
엄태웅이야 뭐 워낙 연기파 배우로 소문난 배테랑이고. 
한가인이 애매모호...했는데_ (해품달에서 영 별로였거등) 
사극보다 훨씬 괜찮았다. (상대적으로 그렇단 거지만) 
다른 건 다 좋았는데... 살짝 건들거리는 느낌?도 뭐 나쁘지 않았는데... 그 욕하는 장면. 
이상하게 한가인에게는 그 멘트가 쫙쫙 안 붙는 느낌이었다. 
영화에서는 극적인 느낌 (배우 혹은 여주인공 캐릭터가 갖고 있는 반대 이미지의 부각)을 위해서 
과격하게 쓴건가??? 싶더라. (뭐 난 그렇더라고) 
그렇다고 해도 넘 과했음. 

그리고 조연들.도 좋았다. 
남주인공 어머니_ 남주인공 약혼녀_ 남주인공 친구... 
음. 친구가 좀 걸린다. 
그 분_ 요즘 더킹..에서 잘나가고 있지? 
근데 그 친구 나올 때 웃기는 잘 웃었는데 말야... 뭔가 찜찜한 기분. 
과하다...옳지 그거. 
넘치는 느낌이었다. 
발연기는 아닌데. 아니, 연기야 좋았지. 
그런데 이상하게 독서실 앞 씬만 나오면 난 손발이 오글거렸다. 
뭐 감독이 손발 오글거리라고 만든거면 할 수 없고. (근데 그건 남녀주인공 나올 때 그래야하는 거 아닌가? ㅎㅎ) 



내가 본디 과거지향적인 사람이라서 더 그런 점도 있겠지만. 
직접 그 시기를 겪어서 그런 거겠지만 
어쨌거나 과거... 느낌 참 좋았어. 
요 둘도 넘넘 이뻤구. 


특히 이 친구 둘이서 동네 걸어가는 장면에서 비디오 가게 지나가는데 
그 친숙한 포스터들. ㅋㅋㅋㅋ 
"사랑의 블랙홀"만 자세히 보였는데 진짜 거기서 와 디테일 대박. 했지. 
시대적 배경상... 어쩔 수 없는 부분들도 살짝씩 있었지만 대체로 공간적 배경 많이 신경 쓴 게 눈에 띄었다. 


많은 이들이 <기억의 습작>에 대한 공감과 좋았다는 평가를 하는데. 
난 전람회를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오히려 시디플레이어에 자체에 더 큰 감흥이 있었지. ㅎㅎ 
저리 음악을 나눠듣는 거. 
요즘 애들도 저러고 노나? 음... 별로 아닌 것 같던데_ 

이 영화와 비슷한 느낌으로는 <클래식>이 있고. 아마도 그 영화와 많이 비교들 할 텐데_ 
비록 클래식을 극장에서 두 번이나 봤던 좋아했던 영화지만 확실히 이 영화가 훨씬 세련되고 잘 만들어진 것 같다. 
곽재용 감독은 영화가 극과 극인데 좋았던 영화도 지나고 나면 무진장 촌스러워지는 경향이... 개인적으로 있다. 영화가 시간이 지나면 다 촌스러운 거 아니냐고? 에이~ 왜 이래 <와니와 준하> 지금 봐봐 촌스러운가. <헤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 지금 봐봐 촌스러원가. 


이 영화를 보면서 
전에. <와니와 준하>를 봐야지... 하고 넋놓고 있다가 일주일만에 개봉관에서 내려버려 후회했던 게 생각났다. 
영화를 보면서도 솔직히 비교가 많이 되었다. (와니와 준하는 대사를 거의 외다시피...) 
그게 벌써 10년 전이라니... 하는 세월의 무상함과 함께 많은 것들이 물밀듯 밀려왔다. 

내용이나 연출, 디테일 비교는 스킵하고
전체적으로 봤을 때 <건축학개론은> DVD를 살 정도는 아니구나. 싶은데. 
또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 어케 생각이 달라질지.

여담으로... 

여기 나온 집.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듯 하다. 
흑 ㅜ.ㅜ 
내가 원하던 집과 싱크로율 80%이상. 
특히 지붕 위의 잔디와 창문, 대문, 거실 느낌. 
계단은 좀 다르게 하고 싶지만 어쨌거나 거의 비슷함. 
리모델링 잘 한 듯 하다. 
다른 것보다... 주변의 다른 집들에 비해 많이 튀지도 않고 주변 풍경과도 마찬가지. 
건축은 자고로 주변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고 배웠고 또 그렇게 생각하기에 ㅋ (식자 나셨네 -ㅅ- ) 
그러한 이유로 이 영화 속의 집은 참 멋졌어~ 

음. 
영화 하나로 소득이 많다. 
멋진 연기도 보고. 
이쁜 배우들도 보고, 
시답잖은 나의 과거도 들여다보고, 
집도 보고...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어떤 보고 들음에서도 자신의 현재를 보는 법이라고. 
나 건축학개론 수업 들을 때는 영화처럼 안 배웠던 게 갑자기 화가 난다. 
지금 내가 아이들과 함께 하다보니 더더욱 억울하네. 
우린 만날 세계 각국의 집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건축에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뭐 그딴 거 책으로만 배웠는데. 
물론 그런 것도 중요하겠지만 건축학개론에서는 건축, 인간에게 가장 가까운 "집"에 대한 의미를 학생들 스스로에게 찾도록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왜냐. 그것이 본격적인 건축에 대한 첫번째 느낌일거고 그 느낌이 건축가로서의 가치관을 만들어주는 걸 테니까. 
무튼 영화 속 교수님 같은 분 만났으면 건축 진짜 재밌게 배웠을 것 같다. 
(뭐 학교 다닐 때 나름 재미나게 다녔다고 생각은 하지만 -ㅅ-) 
그러다가 저런 연애도 해봤음직 했을 텐데... 하는 부분이 가장 아쉬운 건가? 
후후후_ 
이런 멜로 영화를 보고 맺음이 이상하긴 하지만.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음. 되고 싶다. 그런 선생님.


말캉말캉 
달을 향한 길 위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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