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아이들은 남편에게 맡기고 혼자서) 초등학교를 지나왔다.
아이들의 하교 시간이… 내가 학생이었던 그 때와는. 많이 다르다.
보호자의 차 혹은 학원 차에 실려가는 아이들.
걷는 아이들 보조 가방에 삐져 나온 두꺼운 참고서.. 그 아이도 걸어서 학원으로 향하는 모양이지.
내 앞을 걸어가던 여자 아이의 분홍색 가방은 내가 메기에도 엄청나게 무거워 보인다.
아마 6개월 된 둘째 아이의 몸무게와 비슷할 것 같다.
아이들은. 행복할까?
행복…하겠지??
과연 우리 아이들은 어떤 학교생활을 하게 될까.
눈을 감고 상상…해보려하지만. 솔직히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한 치 앞도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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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가 나에겐 커다란 선물이고 또 그 아이들로 인해 분명 나는 행복한 게 맞다.
그런데 솔직히 하루하루는. 무척 힘이 든다.
아무래도 아이 하나와 둘은 하늘과 땅 차이.
(셋 낳은 엄마들 말씀이 셋째는 거저라는데… 난 그 말 절대 안 믿을 거야)
오로지 혼자서 육아를 담당하는 게 아님에도 이렇게 힘에 부치는데…
과연 기관에 혹은 학원에 보내지 않고 내가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또한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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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하고 싶다…하며 꿈을 꾸기 시작했을 무렵은 스무 살.
그 때 나는 결혼 후 아이를 키우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내가 서른한 살의 그리 적지 않은 나이에 결혼을 한다고 지인들에게 알렸을 때.
대다수는 왜 이렇게 일찍 시집을 가냐…는 반응을 보였다.
어쩌면 나 스스로도 일찍.이 되어버린 결혼생활. (물론 남편은 더 이르게 되었지만)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나에게 돈.혹은 경제력이란… 내 아이들을 학원으로 돌려막기 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비록 내가 어떤 엄마가 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그리 오래전부터 하지 않았다해도
(사실… 그런 고민을 어릴적부터 하는 여자가 얼마나 될까??)
나에겐 어린 시절의 좋은 기억이 있다.
학교에서 돌아와 현관문을 열면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할 수 있는 엄마가 집에 계셨다는 것.
나는 내 아이들에게 적어도 그런 따뜻한 엄마이고 싶다.
집에 돌아오면 환한 미소로 자신들을 안아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이런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는 지금 이 나라 이 사회.가 정상인가…에 대한 의문도 나를 괴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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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좋은 엄마는 여러 가지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쯤 되니 내가 내 현실을 부정만 한 채
내가 가둔 '엄마'라는 이상형에 갇혀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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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일단은. 이 순간을 슬기롭게… 이겨내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할 터.
요 몇 달.
마음이 괴롭고 힘든 엄마는 절대로 좋은 엄마가 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으니…
일단은 내가 즐겁고 기쁜 일들을 만들어내야지.
어제 비정상회담을 보니.
한 출연자가 그러더라.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불을 켜라라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그래.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내 안에서부터.
불을 켜자.
차근차근-
달을향한길위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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